에스겔 17~20장 해석과 묵상|하나님께 묻는가, 이미 답을 정해 놓았는가

 

에스겔 17~20장 해석과 묵상|하나님은 왜 이스라엘의 반복되는 불순종을 말씀하셨을까?


에스겔서를 읽다 보면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죄, 하나님의 심판, 그리고 다시 회복에 대한 약속이 계속 이어집니다.

하지만 에스겔 17장부터 20장까지를 연결해서 읽어보면 한 가지 중요한 흐름이 보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방법으로 살려고 하지만, 하나님은 끊임없이 돌아올 기회를 주신다는 것입니다.

특히 에스겔 20장을 읽으며 제 마음에 오래 남은 질문이 있습니다.

“나는 하나님께 묻고 있는가, 아니면 이미 내가 원하는 답을 정해 놓고 하나님께 동의를 구하고 있는가?”

17장부터 20장까지의 말씀을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에스겔 17장|두 독수리와 포도나무의 비유

에스겔 17장에는 두 마리의 큰 독수리와 포도나무가 등장합니다.

처음 읽으면 상당히 어려운 비유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당시 역사적 상황을 알고 보면 의미가 분명해집니다.

첫 번째 큰 독수리는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을 가리킵니다.

바벨론은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유다 왕을 비롯한 지도자들을 바벨론으로 끌고 갔습니다. 이후 시드기야를 왕으로 세우고 바벨론에 충성을 맹세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시드기야는 바벨론과의 약속을 깨고 애굽의 도움을 받으려고 했습니다.

두 번째 독수리가 바로 애굽을 의미합니다.

시드기야는 하나님보다 눈앞에 보이는 강대국의 힘을 의지했습니다. 그러나 그 선택은 결국 예루살렘의 멸망으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국제정세를 잘못 판단했다는 문제가 아닙니다.

시드기야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맺은 언약을 가볍게 여겼고 자신의 계산과 방법을 더 의지했습니다.

우리의 삶도 비슷할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한다고 하면서도 실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에는 돈, 사람, 경험, 인맥, 내 판단을 먼저 의지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실적인 판단과 준비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것들이 하나님보다 앞설 때입니다.

에스겔 17장은 묻습니다.

나는 어려운 상황에서 무엇을 가장 먼저 의지하는가?


에스겔 18장|부모의 죄 때문에 자녀가 심판받는가?

에스겔 18장은 매우 중요한 말씀입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 사이에는 이런 속담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신 포도를 먹었으므로 그의 아들의 이가 시다.”

쉽게 말하면,

“우리 조상들이 잘못해서 우리가 이렇게 고생하고 있다.”

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생각을 바로잡으십니다.

“범죄하는 그 영혼은 죽으리라.”
(에스겔 18:4)

하나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악한 아버지에게서 태어났다고 그 자녀까지 반드시 악하게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니며, 의로운 부모를 두었다고 자녀가 자동으로 의롭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 말씀은 신앙생활에서도 생각해 볼 부분이 많습니다.

부모가 교회를 열심히 다닌다고 해서 자녀의 믿음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과거에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각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선택과 믿음으로 서게 됩니다.

그리고 18장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심판 자체를 즐거워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악인이 죽는 것을 기뻐하시는 분이 아니라 돌이켜 사는 것을 원하시는 분입니다.

따라서 에스겔 18장은 단순히 책임을 묻는 말씀이 아니라 회개의 기회를 주시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가 어떠했든 지금 하나님께 돌아설 수 있습니다.


에스겔 19장|유다 왕들을 향한 슬픈 애가

에스겔 19장은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유다 왕들을 향한 애가, 즉 슬픔의 노래입니다.

본문에는 암사자와 새끼 사자들이 등장합니다.

한때 강하고 위엄 있어 보였던 유다의 지도자들이 결국 다른 나라에 사로잡혀 끌려가는 모습이 비유적으로 표현됩니다.

또 뒤에서는 풍성했던 포도나무가 뽑혀 메마른 광야에 심기는 모습이 나옵니다.

한때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번성했던 유다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힘이 부족해서만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을 읽으며 우리의 삶도 생각해 봅니다.

사업이 잘되고, 건강하고, 자녀들이 잘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이 계속될 것처럼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능력과 환경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오늘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은 당연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잘될 때일수록 더욱 하나님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에스겔 20장|하나님께 묻지만 이미 마음은 다른 곳에 있었다

에스겔 20장은 이스라엘 장로들이 에스겔을 찾아오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뜻을 묻기 위해 왔습니다.

겉으로 보면 아주 신앙적인 행동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이스라엘의 지난 역사를 길게 말씀하십니다.

애굽에서부터 광야를 지나 가나안에 들어가기까지 이스라엘 백성은 계속해서 하나님께 불순종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기회를 주셨지만 그들은 반복해서 우상을 섬기고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완전히 멸하지 않으셨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저는 제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나고 보면 하나님께서는 제게도 많은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미래를 충분히 바라보기보다 눈앞의 현실에 매달렸던 때가 많았습니다.

사업에서도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만 바라보며 제 판단과 의지를 앞세웠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자녀들의 신앙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교회에 함께 다니면 자연스럽게 믿음이 자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함께 교회에 가는 것뿐 아니라 부모가 삶으로 믿음을 보여주고, 더 친근하게 대화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며 신앙을 나누는 시간이 필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돌아보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러나 에스겔 20장을 읽으며 또 하나 발견하게 됩니다.

이스라엘이 계속 실패했음에도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불순종보다 하나님의 인내가 더 길었습니다.

이것이 오늘 저에게는 위로가 됩니다.


에스겔 17~20장을 관통하는 한 가지 질문

네 장을 이어서 읽으면서 저는 이런 흐름을 발견했습니다.

17장에서는 사람이 하나님보다 자신의 방법과 힘을 의지합니다.

18장에서는 다른 사람과 과거를 탓하기보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라고 하십니다.

19장에서는 하나님을 떠난 인간의 힘과 영광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20장에서는 이스라엘의 반복된 불순종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계속 기회를 주셨던 역사를 보여주십니다.

그래서 결국 제 마음에는 한 가지 질문이 남습니다.

“나는 정말 하나님의 뜻을 묻고 있는가?”

기도하면서도 이미 내가 원하는 결론을 정해 놓고,

“하나님, 이것이 맞지요?”

라고 하나님의 동의를 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하나님께 묻는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답을 확인받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과 다른 답이라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오늘의 묵상|과거의 후회보다 지금의 방향

살다 보면 지나간 선택이 아쉽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때 조금만 더 멀리 봤다면…”

“아이들에게 조금 더 자상했다면…”

“그때 하나님께 더 많이 물었다면…”

하지만 에스겔의 말씀을 읽으며 과거의 후회에만 머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에스겔 18장에서 하나님은 돌이켜 살라고 하셨고, 20장에서는 수없이 불순종했던 이스라엘에게도 다시 하나님께 돌아올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지금 경제적인 상황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과거 사업에서 잘못 판단한 것이 있더라도, 자녀들에게 충분히 잘해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더라도 중요한 것은 오늘 내가 어느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가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하나님께 묻고 한 걸음씩 살아가면 됩니다.

자녀들의 신앙도 제가 억지로 만들어 줄 수는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하고, 기다리고, 먼저 믿음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말씀 앞에서 다시 묻습니다.

나는 하나님께 묻고 있는가,
아니면 이미 내가 원하는 답을 정해 놓고
하나님께 동의를 구하고 있는가?

그리고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 제가 원하는 길을 하나님께 허락받으려고 하기보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을 묻게 하소서.

과거의 잘못과 후회에 머물지 않고 오늘부터 다시 주님을 바라보게 하시며, 제 생각보다 하나님의 뜻을 먼저 구하게 하소서.

사업과 가정과 자녀의 앞날까지 제가 붙잡으려 하지 않고 주님께 맡길 수 있는 믿음을 주소서.

지금까지 여러 번 기회를 주시고 기다려 주셨던 은혜를 잊지 않게 하소서.”

오늘의 한 줄 묵상

“내가 원하는 답을 하나님께 구하기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답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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