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 1장의 네 생물과 바퀴는 무엇일까? UFO 이야기일까?

 


교회 성경 통독 일정에 맞춰 지난주 에스겔서를 처음 읽으면서 가장 당황했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1장의 환상이었습니다.

네 얼굴을 가진 생물, 네 날개, 번쩍이는 불빛, 생물 곁에 있는 거대한 바퀴, 그리고 바퀴 안에 또 바퀴가 있는 듯한 모습까지 나옵니다.

한 번 읽어서는 머릿속에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저도 읽다가 다시 앞으로 돌아가 읽고, 또 읽어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에스겔은 도대체 무엇을 본 것일까?”
“왜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복잡한 모습으로 에스겔에게 나타나셨을까?”

인터넷에서는 에스겔이 본 것이 UFO나 우주선이었다는 이야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의 전체 문맥에서 보면 에스겔 1장의 핵심은 신기한 비행물체를 설명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핵심은 하나님의 영광과 주권입니다.

에스겔은 어디에서 이 환상을 보았을까?

에스겔이 하나님의 환상을 본 곳은 예루살렘 성전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예루살렘과 성전은 매우 중요한 장소였습니다.
그런데 나라가 무너지고 사람들이 포로로 끌려왔습니다.

아마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예루살렘에서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 하나님도 우리와 함께 계실까?”

그런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에스겔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이 점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예루살렘 성전 안에만 계시는 분이 아니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바벨론 땅에 포로로 잡혀가 있어도 하나님은 그곳에 계셨습니다.

네 생물은 무엇일까?

에스겔이 본 네 생물은 각각 네 얼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람, 사자, 소, 독수리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이 모습 하나하나를 너무 세밀하게 해석하려 하면 오히려 본문의 핵심을 놓칠 수 있습니다.

보통 사람은 인간의 지성과 모습을, 사자는 강함과 위엄을, 소는 힘과 섬김을, 독수리는 빠름과 높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생물들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하나님의 영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함께 움직였습니다.

하나님의 명령과 뜻에 따라 움직이는 천상 존재들을 에스겔이 환상 가운데 본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바퀴 안의 바퀴’

에스겔 1장에서 특히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이 바퀴입니다.

생물 옆에 바퀴가 있고, 그 바퀴는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일 수 있는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저는 처음 읽을 때 이 부분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의미를 생각해보면 조금 쉬워집니다.

바퀴는 하나님의 움직이심이 제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길을 따라 움직여야 합니다.
앞으로 가다가 방향을 바꾸려면 몸을 돌려야 합니다.

하지만 에스겔이 본 것은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통치가 특정 장소에 묶여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예루살렘에서도 하나님은 하나님이시고,
바벨론에서도 하나님은 하나님이십니다.

바퀴에 가득한 눈은 무슨 뜻일까?

바퀴 둘레에 많은 눈이 있다는 묘사도 나옵니다.

이것을 문자 그대로 괴상한 생물의 모습으로만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성경에서 눈은 흔히 보고 계심과 아심을 나타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시는 분이 아니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벌어지는 우상숭배도 알고 계셨고,
포로로 끌려온 백성들의 형편도 알고 계셨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하나님은 보고 계셨습니다.

그렇다면 UFO 이야기일까?

에스겔 1장을 UFO나 우주선과 연결해서 해석하는 주장도 있습니다.

바퀴, 불빛,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 때문에 그렇게 상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에스겔 자신은 이 환상을 과학기술이나 비행체를 설명하기 위해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에스겔 1장의 마지막에 가면 결국 그가 본 것이 무엇과 관련되어 있는지가 드러납니다.

그것은 여호와 하나님의 영광이었습니다.

따라서 “에스겔이 UFO를 보았다”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에스겔이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하나님의 영광과 임재를 환상으로 보았다고 이해하는 것이 본문의 흐름에 더 맞습니다.

에스겔 1장을 읽으며 새롭게 보인 것

처음에는 네 생물과 바퀴가 무엇인지에만 관심이 갔습니다.

하지만 다시 읽어보니 더 중요한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장소에 갇혀 계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성전을 잃을 위기에 놓여 있었고, 포로가 되어 낯선 땅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무너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곳에도 계셨습니다.

우리도 가끔 내가 생각했던 삶의 자리에서 밀려났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계획했던 일이 틀어지거나, 환경이 바뀌거나,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나님은 어디 계시는가?”

에스겔 1장은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내가 생각했던 장소에만 계시는 분이 아니다.
환경이 달라져도 하나님의 주권은 달라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네 생물과 바퀴의 환상이지만, 그 안에는 오히려 아주 분명한 메시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어디에서나 다스리시며, 자기 백성을 보고 계시고, 자신의 뜻을 이루어 가시는 분입니다.

에스겔서를 계속 읽어가면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말씀들을 하나씩 다시 찾아보고 풀어보려고 합니다.

다음에는 에스겔이 왜 390일과 40일 동안 옆으로 누워 있어야 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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